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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하루 시 한편] 세월/ 도종환






하루 시 한편

세월/ 도종환























세월
                   도종환​






여름 오면 겨울 잊고


가을 오면 여름 잊듯


그렇게 살라 한다


정녕 이토록 잊을 수 없는데


씨앗 들면 꽃 지던 일 생각지 아니하듯


살면서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여름 오면


기다리던 꽃 꼭 다시 핀다는 믿음을


구름은 자꾸 손 내저으며


그만두라 한다


산다는 것은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하루 한낮 개울가 돌처럼  


부대끼다 돌아오는 길


흔들리는 망초꽃 내 앞을 막아서며


잊었다 흔들리다 그렇게 살라 한다


흔들리다 잊었다 그렇게 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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