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시 한편
한용운 시 <인연>
인연
한용운
정말 사랑하고 있는 사람 앞에서는
생각하고 있다는 말을 안 합니다.
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리입니다.
잊어야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땐 잊었다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언제가 정이 있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눈물을 보이는 것은
그 만큼 그 사람을 못 잊는 것이요
그 만큼 그 사람과 사랑했다는 것이요.
그러나 알 수 없는 표정은
이별의 시초이며 이별의 시달림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하는 증거요.
가다가 달려오면
사랑하니 잡아달라는 것이요
가다가 멈추면
다시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것이요
뛰다가 전봇대에 기대어 울면
오직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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