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다반사

유치환 시 / 행복



하루 시 한편

유치환 시/ 행복


















구글







행복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는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반응형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춘수 <꽃>  (0) 2023.02.12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시  (0) 2023.02.11
한용운 시 <인연>  (0) 2023.02.05
윤동주 시/ 별 헤는 밤  (0) 2023.01.25
백석 시/ 흰 바람벽이 있어  (0) 2023.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