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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선운사 동구/ 푸르른 날/ 서정주 시



하루 시 한편

선운사 동구/ 푸르른 날/ 서정주 시

















선운사 동구
                          서정주





선운사 골째기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했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상기도 남었읍디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었읍디다.













푸르른 날
                    서정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나리면 어이하리야
봄이또 오면 어이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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