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시 한편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심순덕 시/ 어머니 시인
남편이 인간극장을 보기에 저도 다른 일을 하다가 흘깃 보았는데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사연을 소개하며
자막으로 시가 소개되었습니다.
언젠가 읽은 적 있는 시여서
한번더 귀기울여 들었습니다.
사연과 함께 소개되니 감정이입이 되었습니다.
마지막 구절에서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 한 구절에 더욱 마음이 너무 아파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시인의 시를 소개하겠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해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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