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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하루 시 한편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 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향해


내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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