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시 한편
9월이 오면/ 정용철
9월이 오면
정용철
9월이 오면 잊고 지낸 당신을 찾아
집을 떠날 것입니다
그동안 내가 당신을 잊은 것은
당신을 떠나기 위함이 아니라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 줄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9월이 오면 당신에게 편지를 쓰겠습니다
편지를 보내고 우체국 계단을
내려올 때 햇살 한 줌이
내 어깨에 내려와 말할 것입니다
"나는 알고 있어, 너의 사랑을"
9월에는 고통도 사랑인 줄 압니다
9월에는 이별도 사랑인 줄 압니다
9월에는 익어 가는 모든 것이
사랑인 줄 압니다
9월이 오면 당신은 그곳에
가만히 계십시오
내가 들판의 바람처럼 달려가
당신이 흘린 그리움의 눈물을
닦아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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