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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시 한편> 나태주 행복 행복 행복 나태주 저녁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외로울때 혼자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 더보기
<하루 시 한편> 벗 하나 있었으면 벗 하나 있었으면 벗 하나 있었으면 도종환 마음이 울적할 때 저녁 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쓰다듬어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 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더보기
[하루 시 한편] 그해 겨울의 산타클로스/ 이해인 하루 시 한편그해 겨울의 산타클로스 이해인 그해 겨울의 산타클로스 이해인 어려운 피난 시절에도 어김없이 찾아온 산타클로스의 선물 빨간 벙어리 장갑 고운 물방울 무늬 가득한 털스웨터 아버지와 생이별한 여섯 살 소녀에게 머리맡에 놓인 그 선물은 참으로 정겹고 아름다운 기쁨과 행복이었습니다 그 시절 산타클로스의 정체를 알게 된 지금 작은아버지를 뵐 때마다 내 마음의 창엔 따스한 불빛이 스며듭니다. 더보기
[하루 시 한편] 기도할 때 내 마음은/ 이해인 하루 시 한편 기도할 때 내 마음은 이해인 기도할 때 내 마음은 이해인 1 기도할 때 내 마음은 바다로 갑니다 파도에 씻긴 흰 모래밭의 조개껍질처럼 닳고 닳았어도 늘 새롭기만 한 감사와 찬미의 말을 한꺼번에 쏟아 놓으면 저 수평선 끝에서 빙그레 웃으시는 나의 하느님 2 기도할 때 내 마음은 하늘이 됩니다 슬픔과 뉘우침의 말들은 비가 되고 기쁨과 사랑의 말들은 흰 눈으로 쌓입니다 때로는 번개와 우박으로 잠깐 지나가는 두려움 때로는 구름이나 노을로 잠깐 스쳐가는 환희로 조용히 빛나는 내 기도의 하늘 이 하늘 위에 뜨는 해. 달. 별. 믿음. 소망. 사랑 3 기도할 때 내 마음은 숲으로 갑니다 소나무처럼 푸르게 대나무처럼 곧게 한 그루 정직한 나무로 내가 서는 숲 때로는 붉은 철쭉꽃의 뜨거운 언어를 때로는 하.. 더보기
[하루 시 한편]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정호승 하루 시 한편첫눈 오는 날 만나자/ 정호승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정호승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 빗자루로 쓸어 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 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장갑 낀 손으로 구워 놓은 군밤을 더러 사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길을 걸어가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 더보기
[하루 시 한편] 겨울 차창/ 나태주 하루 시 한편겨울 차창/ 나태주 겨울 차창 나태주 너의 생각 가슴에 안으면 겨울도 봄이다 웃고 있는 너를 생각하면 겨울도 꽃이 핀다 어쩌면 좋으냐 이러한 거짓말 이러한 거짓말이 아직도 나에게 유효하고 좋기만 한 걸 지금은 이른 아침 청주 가는 길 차창 가에 자욱한 겨울 안개 안개 뒤에 옷 벗은 겨울나무들 왜 오늘따라 겨울안개와 겨울나무가 저토록 정답고 가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냐 더보기
가을 시/김용택 하루 시 한편가을 가을 김용택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더보기
[하루 시 한편] 섬진강8/ 김용택 시/ 섬진강 시인 하루 시 한편섬진강8/ 김용택 시 섬진강 시인 섬진강8 김용택 달이 불끈 떠오른다. 첩첩산중 달 떠오르면 그대는 장산리 마을회관 술집을 나선다. 시린 물소리로 강물을 건너 갈대들이 곱은 손 들어 가리키는 어둔 산굽이 강길을 따라 끄더끄덕 걷는다. 내 친구, 서울에서 돈 못 벌고 중동을 다녀와도 어쩐지 우리는 못산다며 첩첩산중으로 못난 여자 데리고 검은 염소 몇 마리 끌고 돌아왔지 그대는 누구인가 내 친구, 소주 몇 잔 거나하게 걸치고 강길을 홀로 걷는 그대는 내 친구, 겨울 시린 달빛 강물에 떨어져 어는데 어둔 산밑 달그늘 속 담뱃불 빤닥이며 그대 여자 홀로 기다리는 깊은 산속으로 라면 몇 봉지 지게에 달고 서리 끼는 풀들을 밟고 헤치며 달빛 돌아오는 산굽이를 흥얼흥얼 돌아간다. 인생 쓴맛 단맛 다 본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