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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꽃/ 고은 시 하루 시 한편그 꽃/ 고은 시 그 꽃 고은 내려 갈 때 보았네 올라 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더보기
꽃 피는가 싶더니 꽃이 지고 있습니다/ 도종환 시 하루 시 한편꽃 피는가 싶더니 꽃이 지고 있습니다/ 도종환 시 꽃 피는가 싶더니 꽃이 지고 있습니다 도종환 피었던 꽃이 어느 새 지고 있습니다. 화사하게 하늘을 수놓았던 꽃들이 지난 밤비에 소리 없이 떨어져 하얗게 땅을 덮었습니다. 꽃 그늘에 붐비던 사람들은 흔적조차 없습니다. 화사한 꽃잎 옆에 몰려오던 사람들은 제각기 화사한 기억 속에 묻혀 돌아가고 아름답던 꽃잎 비에 진 뒤 강가엔 마음 없이 부는 바람만 차갑습니다. 아름답던 시절은 짧고 살아가야 할 날들만 길고 멉니다. 꽃 한 송이 사랑하려거든 그대여 생성과 소멸, 존재와 부재까지 사랑해야 합니다. 아름다움만 사랑하지 말고 아름다움 지고 난 뒤의 정적까지 사랑해야 합니다. 올해도 꽃 피는가 싶더니 꽃이 지고 있습니다. 더보기
한 장의 사진 하루 시 한편한 장의 사진 한 장의 사진에서도 우리는 많은 것을 보고 듣는다. 나를 보고 너를 보고 우리를 본다. 시간의 소리를 듣고 색의 웃음소리를 듣는다. 단, 말은 없다. 말이 있으면 뜻이 생기고 뜻이 생기면 일이 생긴다. 일 없는 사진 한 장이 졸고 있다. 봄이다. 더보기
금잔디/ 김소월 시 하루 시 한편금잔디/ 김소월 시 금잔디 김소월 잔디 잔디 금잔디 심심산천에 붙는 불은 가신 임 무덤 가에 금잔디 봄이 왔네 봄이 왔네 버드나무 끝에도 실가지에 봄빛이 왔네, 봄날이 왔네. 심심산천에도 금잔디에 더보기
친구와 둘이서/ 연두 시 하루 시 한편친구와 둘이서/ 연두 시 친구와 둘이서 연두 친구와 둘이서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본다 빛이 반짝거리는 모습에 햇살을 손으로 살짝 가리고 "차암, 예뻐." "차암, 아름다워." 맑디 맑아서 눈이 부신다 무심코 속에 있는 말을 내뱉는다 서로 내뱉는 말이 편안하다 푸념을 나누고 짜증을 위로하고 서로의 기쁨에 웃어주고 나와 친구는 마음 속을 비운다 나무 그늘에 앉아 서로의 눈물 서로의 기쁨을 들어주고 닦아주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저 햇살처럼 눈부시다. 더보기
복종/ 한용운 시 하루 시 한편복종/ 한용운 시 복종 한용운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지마는,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 자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에게는 복종만 하고 싶어요. 복종하고 싶은데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도 달콤합니다. 그것이 나의 행복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나더러 다른 사람을 복종하라면, 그것만은 복종할 수가 없읍니다. 다른 사람을 복종하려면 당신에게 복종할 수가 없는 까닭입니다. 더보기
남으로 창을 내겠소/ 김상용 시 하루 시 한편남으로 창을 내겠소/ 김상용 시 남으로 창을 내겠소 김상용 남(南)으로 창(窓)을 내겠소. 밭이 한참 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더보기
사슴/ 노천명 시 하루 시 한편사슴/ 노천명 시 사슴 노천명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관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 었 나보다. 물 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고는 어찌 할 수 없는 향수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바라본다. 더보기